독서실에서 이러면 곤란해 | 녹턴 作 | http://nocturne.ivyro.net B. 독서실 스탠드는 아무리 밝기를 조정해도 후끈 거릴 정도로 뜨겁다. 연습장이며 노트로 연신 부채질을 해도 달아오른 얼굴이 쉬이 가라앉을 생각을 안 한다. 물론 얼굴이 달아오른 건 스탠드 때문은 아니다. “으읏… 흐…” 신성한 독서실에서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물으면, 글쎄, 뭐라고 답할 수가 없다. 사실 나도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왜 지금, 새벽 1시를 넘기고 있는 이 상황에, 대부분 학생들이 퇴실을 한 이 시점에, 얼른 집에는 못 갈망정 열람실에 홀로 남아 자위를 하고 있는 건지. 뭐, 내 생각엔 이찬희 아니면 안다니엘 소행 같은데, PMP에 넣어둔 인터넷 강의 파일이 다른 걸로 뒤바뀌었다. 재생시키자마자 나오는 외설적인 장면에, 고3 스트레스가 쌓였던 탓도 있고, 독서실에서는 왠지 신경이 예민해져 있다 보니, 이렇게 됐다. 그 상태로는 도저히 집까지 멀쩡하게 걸어갈 수도 없을 뿐더러, 집에 가는 길 위험하다며 ―내가 기집앤 줄 아나.― 매일같이 자다 말고 뛰쳐나와 독서실 앞에서 기다리는 안다니엘에게 이 꼴을 들킬 수도 없는 노릇이라―. “흐… 으읏,” 다행인 건 시간이 시간이고, 딱히 시험 기간도 아니라 열람실에 남아 있는 사람이 나 말고는 없다는 거? 새벽 2시에 독서실 문 닫기 전까지는 알바하는 총무 형도 딱히 열람실을 들여다보거나 하는 일이 없으니까 괜찮겠지 싶어 시작한 일이었다. 아무도 없다 해도 조용한 와중에 내 소리를 크게 내자니 민망해서 숨을 죽이고 오른손을 움직였다. 장소가 장소니만큼 압박감이 들었는지 왠지 평소보다 빨리 처리가 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손을 더 세차게 흔들었다. 스탠드 불빛만큼 뜨끈한 숨이 입을 가르고 터져 나온다. “아… 아읏-!” 머릿속이 하얗게 질리고 달뜬 숨이 한참 터져 나오다 겨우 사정을 했다. 손을 축축하게 적신 액체를 보니, 달아올라있을 때는 몰랐던 창피함에 왠지 어깨가 무거워졌다. 아. 오늘은 얼른 가야겠다. 사물함을 열고 휴지를 찾는데 갑자기 눈앞으로 손수건처럼 생긴 게 스윽 나타난다. “혀, 혀엉…” 총무 형이 손수건을 내밀며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 아… 좆됐다…. J. 한참 졸다가 일어나니 새벽 1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입가로 흐른 침을 대충 닦아내고 컴퓨터 모니터로 열람실에 몇 명이나 남았나 훑어보았다. 3층 여자 열람실에는 사람이 제법 남았는데, 2층 남자 열람실에는 달랑 한 명. 어디 보자… 오호라, 병헌이네. 음? 뭐어, 무슨 사이냐고 묻는다면, 그 쪽에서는 나를 그냥 독서실 총무 형 정도로만 생각하는 것 같지만, 내가 독서실 총무 알바 시작할 무렵부터 다니기 시작해서 벌써 1년 가까이 되는 기간 동안 매일 얼굴을 봐와서 그런지 내 쪽에서는 좀 친근하게 생각하고 있다. 2시에 애들 다 보내고 열람실 정리하고 집에 가려면 귀찮으니까, 슬슬 2층은 정리해야겠다- 싶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프론트 사무실 문을 잠그고 병헌이가 있는 열람실에서 먼 쪽부터 슬슬 돌았다. 뭐, 열람실 정리라고 해봤자 의자 빼놓고 간 거 집어넣고, 사탕이나 껌 껍질 버린 거 줍는 게 고작이지만. 흐아아암, 얼른 집에 가서 자구 싶어. 열람실을 대충 돌아본 후, 혹여나 공부에 방해가 될까 싶어 병헌이가 있는 열람실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흐… 으읏,” ?! 무슨 소리지? 열린 문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어두운 열람실 구석진 자리 딱 한 곳만 스탠드가 켜져 있다. 그리고 그 자리의 주인은 당연 병헌인데…… 내가 지금 잘 못 본 건가? 아니면 꿈을 꾸는 건가? ……했지만…. 뒤로 젖혀진 얼굴은 어두운 실내에서 스탠드 불빛에 의해 슬쩍슬쩍 보이는데, 눈을 꼭 감고 입술은 꾹 깨물고 있다. 살짝 벌어진 다리 사이에서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바지 앞섶이 풀어헤쳐져있고,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울린다. 그래. 그 쪼그만한 녀석이 자위를 하고 있는 거다. 내가 들어온 줄도 모르고. “아… 아읏-!” 한창 바쁘게 움직이던 손이 멈추고 간헐적으로 들썩이던 어깨와 한참을 격하게 오르내리던 가슴팍이 착 가라앉은 걸 보니 분출했나보다. 그대로 열람실을 나가도 될 텐데, 왜인지 모르게 나는 병헌이 자리로 점점 다가가고 있다. 휴지를 찾는 건지, 자기 자리 사물함을 뒤적이는 병헌이를 보다 바지 뒷주머니에 쑤셔 넣어둔 손수건을 꺼내 내밀었다. 손수건을 보고는 깜짝 놀라 바들바들 떨며 나를 올려다보는 얼굴. “혀, 혀엉…” 자위 후라 그런지 얼굴도 빨갛게 달아올라 있고, 그 혀로 입술을 얼마나 축여댄 건지 입술이 번들번들…이 아니라 반짝반짝인다. 고 입술 사이로 왠지 모르게 뜨듯한 숨이 폴폴 풍겨져 나오고, 흥분감이 해소되어서인지 눈가도 촉촉하게 젖어있다.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조용한 열람실 안에서 침 삼키는 소리가 유독 크게 울린다. 병헌이가 내가 내민 손수건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집는다. 조금 전 분출했던 액체를 손수건으로 닦아내더니 내게 다시 내민다. 아, 인간 최종현, 진짜 이런 놈 아닌데. 남자애 보면서 흥분하는 놈 아닌데, 진짜. 손수건을 내미는 병헌이의 손목을 잡아 끌어당겼다. 얼떨결에 일으켜 세워져 당황한 얼굴인 병헌이를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벗은 하체가 내 청바지에 비벼져 따끔거리는 건지 “아얏…” 하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는데, 안 그래도 밀착해 있는 상태라, 가까이서 그걸 보고 들으니 머리가 핑핑 돈다. 독서실 오고 가며 사내자식 치고는 좀 곱상하고 귀엽게 생겼네- 하고 생각한 적은 있어도 이렇게 욕정을 품은 적은 없었는데…. “저기, 형, 이것 좀 놓…고…….” 뭐어, 지금 이 상황에선, 논리적 사고는 약간 배제되어도 될 것 같아. J+B. 들킨 사람도, 목격한 사람도 모두 멘탈이 건강한 상태는 아닌 듯하다. 논리나 이성 따위는 버려버리기로 다짐한 최종현은 산짐승보다 무서운 놈이었다. 자신을 밀어내려고 아등바등 힘을 쓰는 병헌을 보다가 잡고 있는 손목에 더욱 힘을 주어 끌어 당겨서는 다짜고짜 입부터 들이밀었다. 어버버- 하는 사이에 혀까지 들이밀고, 꽤나 본격적으로 일을 벌이는데, 난데없이 당한 병헌은 정말 말 그대로 마른하늘에 날벼락인 거다. 뜬금없이 열람실로 들이닥친 것만으로 모자라 이제는 입안에 혀까지 들이닥치다니. 벗어나기 위해 아등바등 용을 쓰니 조용한 열람실에서 숨이 막혀 끅끅대는 소리, 헐떡이는 소리, 그리고 의자가 제멋대로 병헌의 발에 걷어차여 여기저기 부딪히는 소리가 크게도 울린다. 그래봐야 사람의 탈을 쓴 저 짐승은 키, 체격, 팔 두께, 허벅지 두께, 악력, 완력, 근력, 체력, 그러니까 힘에 관련될 수 있는 모든 신체 조건에서는 병헌보다 한참은 우위에 있었다. 미안하다, 병헌아. 형이 사실은 체대생이거든. “형, 진짜, 저한테 왜… 그러세요…” “쉿.” 검지를 세워 병헌의 입을 틀어막고는, 이미 벗겨진 바지 사이로 드러난 병헌이의, 그, 주인 말이라곤 듣지도 않는, 야동 장면 조금 봤다고 금방 딱딱해져서는 주인을 지금 이 상황으로 몰아넣은, 병헌이에겐 지금 잘라내도 평생에 후회라곤 남지도 않을 것 같은, 하지만 종현이에겐 지금 이 순간 가장 감사한, 우리네 어르신들이 정겹게 고추라고 부르는, 애기들이 귀엽게 꼬추라고 부른다는, 생물학적으로는 생식기 또는 성기라고 부르는, 아 몰라 시발, 암튼 거시기를- 손으로 쥐었다. 손 안에 쥐고 잠시 고민을 하다, 사내자식이란 게 다 똑같지 뭐, 하며 자신이 할 때와 비슷하게 살살 마찰을 유도했다. 좀 전까지만 해도 형 저한테 왜 이러세요- 하며 그 고사리 같은 손으로 어깨를 팡팡 치며 놔달라고 버둥거리던 게, 거시기가 점점 딱딱해지며 선단에서 미끌미끌한 액체가 스멀스멀 새어나오기 시작하니 어깨를 치던 손동작도 점점 느려지고 버둥거리는 몸도 슬슬 멈추기 시작한다. 어느덧 손은 종현의 어깨를 살짝 그러쥐고 있고, 벗어나려고 계속 뒤로 젖히던 몸이 흐물흐물 녹아내려 종현의 품에 폭 안겨 있다. “으… 형, 잠, 잠깐, 저, 하, 할 것 같… 아…” 종현의 어깨를 잡은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흥분감에 완전히 무너져 내려 제게 완전히 기대어 있는 병헌을 보며 종현은 손에 쥔 것을 더욱 부드럽게 감싸 쥐며 피치를 올렸다. 조용한 독서실이라 그런지 그 찰박이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려 절로 침이 고인다. 얘가 이것까지 하면 벌써 두 번이나 하는 건데, 그래도 괜찮으려나…. 하는 생각은 잠시 했지만 왠지 사정할 때의 표정과 그 후의 그 나른한 표정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충동이 더 커서, 종현은 손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였다. 종현의 어깨를 잡은 병헌의 손이 어느 순간 힘을 주어 종현의 어깨를 세게 그러쥐었다. 그리고 동시에 종현의 손이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하아하아- 하며 거칠게 몰아쉬는 숨소리가 종현의 귓가를 간질였다. 종현은 병헌의 손 안에서 잔뜩 구겨진 제 손수건을 빼앗아다 손을 닦았다. 손수건 가득 시큼한 냄새가 배어난다. “흡, 혀엉…” 올려다보는 눈동자가 촉촉하다. 남사스럽고 쪽팔리고, 아무튼 창피함에 관한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폭풍처럼 몰아친 덕분에 눈에는 눈물이 잔뜩 고였다. 그게 더 씹덕포인트를 자극하는지도 모르고 그 얼굴로 종현을 올려다보다니…. 쩝. 모르겠다. 종현은 일단 다시 한 번 입부터 부비고 봤다. 입술을 부비고 혀를 밀어 넣어 입안을 잔뜩 헤집다가 각도 틀어서 다시 한 번. 입술 떼었다가 또 다시 한 번. 입술맛은 여전했지만, 이번에 좀 달라진 게 있다면 처음 키스했을 때는 종현을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쓰던 병헌이 웬일로 잠잠하다는 거. 그 이유야 뭐, 첫째, 최종현이 키스를 너무 잘 한다. (3%) 둘째, 대딸을 너무 잘 쳐줬다. (5%) 셋째, 반항해봤자 소용없을 비주얼이다. (92%) 랄까? “여기 엎드려볼래?” 일단 이렇게 멀뚱멀뚱 서 있는 상태로는 뭔가 빠른 진행이 되지 않을 것 같았는지, 종현은 병헌을 책상 위로 엎드리게 했다. 책상 위에 정갈하게 놓여있던 문제집과 프린트들이 구겨지는 소리에 퍼뜩 상체를 세우던 병헌은 이미 풀어져 있는 제 바지를 휙 끌어내리는 종현의 동작에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였다. 어두운 실내에 스탠드 불빛 하나만 켜져 있는 상황이 왠지 신혼부부의 방에 켜진 스탠드 불빛과도 같은 연출을 한다. 침이 절로 꿀꺽. 종현은 병헌의 엉덩이를 양 손으로 살짝 움켜쥐었다. 종현의 손길에 병헌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도저히 창피해서 말이지. 엉덩이를 가르듯 옆으로 벌려내며 종현은 그 사이를 뚫어져라 관찰했다. 스탠드 불빛 하나만으로는 분간이 되지 않아 구멍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뭐, 어쩌면 다행일 수도 있다. 남자끼리 어떻게 하는지는 익히 들어서 알지만 사실 본인은 호모도 아니고, 막상 구멍을 눈으로 보게 되면 하고 싶은 맘이 뚝 떨어지는 건 아닌가 내심 걱정했었는데. 어쨌든, 일단 손가락을 넣어보자! 하는 마음에 엉덩이 사이로 손가락을 슬쩍 대보았다. 상체가 들썩이고 허벅지까지 바들바들 떨린다. 아무래도 꽉 다물려 있는 게, 맨손으로는 절대 안 뚫릴 기미라 종현은 잠시 고민에 빠졌다. 혀로 핥아? 아니면 침을 뱉어? 물로도 가능할까? 한참 고민하는 종현의 눈에 들어온 건, 반쯤 열린 병헌의 사물함 속에 곱게 놓여있는 핸드크림이었다. 핸드크림은 금방 마를 텐데… 하고 잠시 고민했지만 일단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겠다 싶어 종현은 재빨리 핸드크림을 꺼내 손 위에 짰다. 핸드크림 범벅이 된 손가락을 엉덩이 사이로 밀어 넣어 구멍 위를 더듬다 가운데손가락을 쑥 밀어 넣는데…. “흐앗! 아, 아파요!” 아프다고 해도 웬만하면 못 들은 척 그냥 해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목소리가 완전 울음기 가득이다. 울먹이면서 아프다고 하는데 그게 너무 애기 같아서 차마 밀어붙이지 못하고 종현은 손가락을 멈췄다. 손가락은 그대로 인서트 한 상태로 아프다고 바들바들 떠는 병헌의 목덜미를 혀로 핥았다. 입을 맞추고 혀로 핥고, 그러다 귓불을 핥고 깨물고. 살살 간질이는 동작에 몸에 잔뜩 들어갔던 긴장이 풀려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병헌을 보며 종현이 안으로 살짝 밀어 넣었던 손가락을 조금씩 안으로 전진시켰다. “형, 아아, 혀엉… 으응,” 안팎으로 꼼지락대며 움직이다 원을 그리듯 움직이며 안을 벌리니 제법 벌어진다. 핸드크림을 더 짜서 촉촉하게 적시고 손가락을 더 깊숙하게 밀어 넣었다. 키도 길고 팔 다리도 긴 종현은 손가락도 무지 길다. 안쪽 깊숙한 곳까지 찌르고 들어가 내벽을 쿡쿡 찌르는 터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으, 아앗, 응, 으응… 아, 히익-” 핸드크림 3차 투하. 코를 찌를 듯 풍기는 아보카도 향에 잠시 미간을 찌푸린 종현은 검지도 함께 밀어 넣었다. 한 손가락처럼 밀어 넣었다가 사이를 살살 벌리며 넓히니 엑스 걸프렌드와 했을 때 느낌과 제법 비슷하게 넓혀진다. 어차피 남자라고 별반 다를 건 없었구나, 하며 종현은 신이 나서 더욱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아프니?” 종현이 손가락을 움직이며 넌지시 물었다. 책상에 얼굴을 박고 있던 병헌이 고개만 살짝 뒤로 돌려 울먹이는 얼굴로 종현을 빤히 보다 엉덩이 사이로 꽂혀있는 손을 보고는 기겁을 하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곧 이어 돌아오는 “네…” 라는 대답. 아파? 그래? 그럼 좋게 해주면 되지 뭐. “아…!” 아보카도 향 폴폴 풍기는 손가락을 깊숙하게 넣어 조금 전 좋다고 앙앙거리며 울던 부분을 슬쩍 찔러주니 뒷목에 힘이 바짝 들어가 빳빳하게 굳는다. 침까지 꿀꺽 삼키며 안에 넣은 손가락을 열심히 넣었다 뺐다 하는데, 순간 머리가 핑 돈다. 어질어질. 아아, 그래, 종현도 더 이상은 손장난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님을 알리는 신호였다. 일단 종현은 손가락을 빼냈다. 갑자기 드는 허전함에 병헌이 슬쩍 고개를 돌린다. 스탠드 바로 아래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어서 그런 건지 몰라도 얼굴이 온통 빨갛게 달아올라 땀까지 뻘뻘 흘리고 있다. “형, 이제 끝…난 거예요?” “응? 아니, 이제 시작인데….” 너 참 안 어울리게 순진한 고딩이구나. 종현은 순간 따먹는 데에 미안함을 느꼈다. 뭐,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할 건 해야 하는 거지만. 손가락보다 굵은 게 들어가려면 다리가 더 벌어져야 하는데, 타이트한 스키니 때문에 더 이상 다리가 벌어지지 않으니, 일단 무릎쯤에 걸쳐져 있던 바지부터 벗겼다. 완전히 반라가 되어 엎드려있는 모습을 보니 또 절로 침이 고인다. 군살 없이 가느다란 다리. 종현은 입 안에 가득 고인 침을 꿀꺽 삼키고는 자신의 바지 버클을 풀었다. 조용한 열람실 안에서 꽤나 크게 울린 지퍼 내리는 소리에 병헌은 울상이 되었다. 종현은 바지와 속옷을 반쯤 내리고 자신의 것을 쥐고 살살 흔들었다. 좀 전까지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탓에 조금의 자극만 줬음에도 금세 딱딱하게 굳어진 것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핸드크림을 찾았다. 핸드크림을 듬뿍 짜 제 것 위에 듬뿍 쳐발쳐발하니 기분이 뭔가 이상하다. 핸드크림을 한 번 더 짜서 엉덩이 사이에 다시 한 번 촉촉하게 바른 후 이제 대망의 인서트 타임! 종현이 엉덩이 사이로 제 것을 들이미……려는데……. 책상 위에 엎어진 병헌의 어깨가 심하게 벌벌 떨리는 걸 보니 또 마음이 약해진다. “병헌아.” 엉덩이 사이로 제 것을 살살 비비며 빳빳하게 굳은 병헌의 목덜미를 깨물었다. “긴장 풀어.” “형…… 저한테 왜, 흡, 왜 그러세요….” “몰라 나두.” “혀엉… 저, 지금, 너무, 무, 무서워요…” “기분 좋을 거야. 괜찮아.” 아기 달래듯 입술이 닿을 수 있는 곳에는 하나하나 입을 맞춘다. 엎드린 탓에 슬며시 흘러내려간 티셔츠 아래로 드러난 마른 등에도 척추를 따라 입을 맞추고 깨물고 혀로 핥으며 조금씩 어르고 달래니 벌벌 떨던 몸이 차츰 가라앉는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종현이 엉덩이 사이를 벌려내며 아까부터 전투태세(?)를 완전히 갖추고 있던 제 것을 밀어 넣었다. “아파?” “으, 흐아, 아, 아파, 아파요, 너무 아파… 아! 찌, 찢어, 질 것 같, 아… 으, 흡, 흑, 형, 아, 아파요…” “병헌아, 다리 더 벌려. 그래야 안 아파.” “윽, 흑, 흡, 흡, 아파, 아파요, 형, 혀엉, 아파, 아, 읏, 아, 아파…” “다리 벌려야 돼. 응? 벌려봐.” “흡, 다리, 다리, 힘이, 안, 읏, 안 들어가…요… 아, 흑, 흐읍, 응…” 바들바들 떨며 겨우겨우 버텨내는 병헌의 머릿속에는 “아파” 뿐이다. 종현의 말이 들릴 턱이 있나. 결국 종현은 잠시 기다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아. 시간이 가는데. 이제 새벽 2시가 다 되어 가는데. 독서실 문 닫아야 되는데. 얘 집에도 보내야 되는데. 지금 그만 두고 집에 보내기에는 너무 아쉬운데. 뭐,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계속 둥둥. 조금은 진정이 된 건지 내내 “좁아. 좁아. 좁아!” 라는 생각만 가득이던 종현에게 약간 여유로운(?) 기운이 들어 다시 한 번 조심스레 밀어 넣었다. 아까보다는 한결 여유 있게 안으로 파고드는 느낌에 기다린 보람을 한껏 만끽하는데…. “아, 형, 아파요… 아, 으, 흡, 아파…” “아직도?” “으, 흡, 읍, 아파요, 형, 진짜로… 흡,” “……몰라. 어쩔 수 없어. 참아, 조금만.” 난 많이 참았으니까 이젠 네가 좀 참아주면 안될까. 종현은 속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수백 번 반복하며 눈 꼭 감고 안으로 대번에 밀어 넣었다. “아!!!” 정말로 찢어질 것 같은 아픔에 ―물론 찢어지진 않았지만.― 병헌이 꽥 소리를 질렀다. 조용한 독서실이라 어쩌면 밖에까지 들렸을지도 모르겠다만… 그걸 신경 쓸 겨를이 아니라, 일단 keep going. 손가락으로 넓혔던 효과가 있는 건지, 넣기만 힘들었지 움직이기에는 꽤 수월했다. 좀 아팠으니 이번에는 좋게 해줘야겠지 싶어 아까 손가락으로 했을 때 좋았던 곳이 어디인지 가늠하며 이곳저곳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흐아!” 여기도 아니고, 요기도 아니고… 하다가 다섯 번 즈음 됐을까. 그제야 아까처럼 하이톤의 신음이 터져 나온다. 흐흐, 웃으며 종현이 허리를 놀렸다. 열이 오른 두 사람의 살이 맞닿는 부분이 그 효과로 더 뜨겁게 달아오른다. 책상 위에서 미끄러지려는 것을, 저가 얼굴이며 가슴으로 부벼대서 남루해진 프린트물을 꾹 쥐고 버텨냈다. “으아, 아, 형, 아, 앗, 아응, 으, 형, 혀엉- 아!” “아파? 아프니?” “읏, 조금… 아, 프긴, 한데… 흣, 괜, 으응, 찮, 아요, 아으, 하…” 괜찮다는 말에 종현은 자신감을 얻어 더욱 허리를 팡팡 놀린다. 점점 더 거세게 몰아붙이는 종현 때문에 입술은 다물어질 틈도 없이 연신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프린트물을 쥔 주먹에는 더욱 힘이 들어간다. “으응, 아, 형, 앗, 조금만, 살, 살살, 살살해, 주세요… 아,” “안 돼… 조절이, 안 돼- 후우,” “형, 읏, 아아, 제발… 아, 으응, 흐우, 우앗-” “조금만 참아. 거의 다, 됐어….” 찢어질 것 같다며 아프다고 엉엉 울 때와는 달리 완전히 자신의 것을 빨아들이며 기분 좋게 조이는 느낌에 잔뜩 취해버렸다. 가느다란 골반을 쥔 손 안으로 땀이 흥건하게 고였다. 어디 그 뿐이랴. 스탠드 불빛 바로 아래에 머리 처박고 있는 병헌은 온 몸에서 땀이 폭포처럼 뚝뚝 떨어진다. 병헌의 손 안에서 더는 구겨질 수 없을 것 같던 프린트물이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구겨지는 것을 보며 종현이 스퍼트를 올렸다. “하… 다, 다 됐… 하, 하아,” “형, 읏, 형, 혀엉,” “후, 이제…!” 종현은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꾹 다물었다. 스탠드 불빛에 눈이 부셔 눈을 꾹 감았다. 스탠드 불빛의 잔상이 점점 사라질 무렵에서야 자신이 사정했음을 깨달았다. 헉헉거리는 두 사람의 숨소리가 조용한 열람실 안에서 울렸다. 잠시 숨을 돌린 후에야 종현은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확인했다. 2시 10분 전. 거의 한 시간가량을 이러고 있었던 건가 싶어 기함하다가 일단 안에 넣었던 것부터 빼내고, 왠지 힘이 빠지는 기분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병헌은 여전히 책상 위에 고꾸라져 간신히 숨만 쉬었다. 등이 오르내리는 것을 보다 종현이 일으켜 세워서는 제 무릎 위로 앉혔다. “미안….” 그제야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나? 아까 전에 병헌의 것을 닦았던 손수건으로 엉덩이 사이를 닦아주며 종현이 조그맣게 미안하다고 속삭였다. 온갖 창피한 기분에 내내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병헌이 슬쩍 고개를 들었다.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는 종현과 눈이 마주쳤고 깜짝 놀란 병헌이 고개를 휙 돌리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며, 며, 몇 시에요?!” 몇 시냐고 묻더니 대답도 안 듣고 자기 핸드폰 시계를 확인한 병헌은 바닥에 이리저리 널브러진 속옷과 바지를 꿰입고 신발까지 신은 후 책상 위의 구겨진 프린트물과 문제집을 가방 안에 쓸어 담았다. “저기, 어… 머, 먼저 갈게요…!” 잠깐만- 이라고 불러 세우려는 종현에게 틈도 안 주고 병헌은 열람실을 뛰쳐나갔다. 허둥지둥 나가느라 체크아웃도 까먹은 건지, 독서실을 뛰쳐나가는 소리는 들렸는데 병헌의 자리 스탠드는 꺼지지도 않는다. 멍하니 자리에 앉아 닫힌 열람실 문을 보다가 종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를 밀어 넣고 자리를 정리하려는데 발치에 뭐가 툭- 하고 걸린다. 주워보니 오늘 자신을 꽤나 도와준(?) 아보카도 향 핸드크림. 처음 발견하고 손에 짰을 때는 꽤나 묵직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푸슈슉- 하고 공기 새는 소리만 나고 내용물은 코딱지만큼도 안 나온다. 왠지 허무한 마음에 종현은 애꿎은 핸드크림 튜브만 손 안에서 구겼다. 에이씨. B. 뒤도 엄청 아리고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픈데 무슨 힘이 솟아서 독서실을 그렇게 광속으로 뛰쳐나온 건지 모르겠다. 계단을 터벅터벅 내려가는데 건물 입구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인다. 평소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독서실에서 나왔고, 평소와 다른 엄청난 사건을 겪었지만, 평소와 비슷한 뒷모습이 보이니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된다. 원래대로라면 기집애도 아닌데 뭐가 위험하냐고 자다 말고 데리러 오는 청승 좀 떨지 말라고 잔소리를 했을 텐데…. 안다니엘 주제에 도움이 되는 날도 다 있네. “야!” 뒤로 다가가 어깨를 툭 치니 깜짝 놀라서 나를 돌아본다. 두꺼운 입술 사이로 물고 있던 막대사탕이 툭 떨어진다. “어, 어어, 늦었네.” “아. 좀… 어쩌다 보니까.” “……야 이병헌.” “엉…?” “너……” “…엉……? 왜…?” “……신발 반대로 신었어.” 안다니엘이 떨떠름한 시선이 닿는 곳을 보니 정말 신발을 반대로 신었다. 급하게 뛰쳐나오느라 이것도 몰랐나보다. 아하하, 어색하게 웃으면서 신발을 바꿔 신고 걸음을 옮겼다. “너…” “응? 또 왜? 뭐가?” “…아. 아니다.” “아, 왜. 뭔데.” “까먹었어.” 싱겁기는. 조용한 새벽길을 묵묵히 걸었다. 평소 같으면 오늘 있었던 일이며 내일 할 일 등등을 미주알고주알 털어놓는 터에 내가 시끄럽다고 입을 틀어막곤 했던 안다니엘이 잠잠하다. 뭐. 오늘처럼 생각할 일 많은 날에는 고마운 일이지만.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니 순간 얼굴로 열이 확 뻗친다. 독서실 지나다니며 그냥 얼굴만 봤던 형인데 말이야. 그냥 3층 자판기에 음료수 뽑으러 가면 여자애들이 “총무 오빠 너무 멋있지~” 하고 떠들던 걸 들으며 약간 수긍했던 적은 있지만. 그 형이랑 내가… 세, 세, 섹… 아니, 그 짓을 하다니. 도저히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레벨이 아니라 중간에 포기했지만, 정말 온 힘 다해서 뿌리치면 뿌리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야. 웬 한숨이야?” “어? 아니… 아니야….” 이 와중에 왜 하늘에 별은 저렇게 많고 난리일까. 에라이. J. 하루가 어떻게 지나간 건지도 모르겠다. 하루 종일 멍- 하다. 독서실 출근할 때가 되서야 정신이 좀 돌아온 것 같다. “오빠 안녕하세요~” “어- 그래. 열공해-.” 평소 같으면 저 상큼한 여고생들이 오빠오빠 거리며 인사하면 흐뭇했었는데, 왠지 오늘은 감흥도 없다. 괜히 독서실 문 열릴 때마다 문 흘끔거리며 병헌이가 오는지 오매불망 기다리고만 있다. 컴퓨터 앞에 아보카도 향 핸드크림을 가져다 뒀다. 솔직히 툭 까놓고 말해서 내가 강간한 거나 다름없는 건데, 핸드크림까지 다 쓴 게 미안해서 일단 사죄의 마음을 담아 똑같은 걸로 구입했다. 근데…… 그런 일을 당하고서 오늘 독서실에 올까. 신고나 안 하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 저 폐부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한숨을 푹 쉬다 독서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광속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 아아.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저기…” “왔구나. 하핫.” 서로 어색하게 인사. 평소 같으면 그냥 체크인 하고 바로 앞을 쏜살같이 지나가 열람실로 들어가 버릴 녀석인데 오늘은 내 앞에서 무슨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머뭇머뭇한다. 그럼 좀 다행인가? 책상 위에 올려두었던 핸드크림을 집어 들어 프론트에 조그맣게 난 구멍으로 건네주려는데, 구멍을 통해 다른 게 먼저 스윽 들어온다. “어제 경황이 없어서 그냥 가져간 것 같아요. 신세…도 졌고 해서, 일단은 빨아 왔는데….” 내 손수건. 빳빳하게 마른 손수건을 일단 받아 들었다. 그대로 고개 숙여 꾸벅 인사하고는 열람실로 가려는 걸 “잠깐만!” 하고 불러 세워 핸드크림을 스윽 건넸다. “저기.” “네, 네?” “오늘은… 그런 짓 하면 안 돼.” 내 말에 얼굴이 화다닥 달아오르는 게 정말 뼛속까지 순진한 고등학생답다. 요즘도 이런 순진한 고등학생이 있었던가. 반응이 웃겨서 웃음이 나오려는 걸 꾹 참고 있으니 머뭇거리다가 내게 한 마디 하고는 열람실로 쏙 들어가 버린다. “……안 할 거니까, 형도 하지 마세요.” 피식 웃으며 손에 쥐어진 손수건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서랍을 열어 똑같은 것으로 산 핸드크림을 꺼내 손에 진득하게 발랐다. 어딘지 모르게 달콤한 아보카도 향이 폴폴 풍긴다. 아. 나른하다. +) Epilogue. D 이병헌은 이름에 ‘병’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존나 병신 같다. 아니, 이게 욕이 아니라, 그 자식은 지가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 모른다 이거다. 주위에 나처럼 한가한 놈이 있어서 밤낮으로 지켜주니 망정이지. 아니었어봐. 어휴. 평소 같으면 집에서 낮잠 자고 밤늦게 일어나 탱자탱자 놀다 새벽 1시 반쯤 독서실 앞으로 데리러 가는데, 오늘은 뭘 했다고 그리 피곤한지 데리러 가는 시간까지 펑펑 잤다. 눈에 보이는 후드를 아무 거나 입고 이병헌이 다니는 독서실로 냉큼 달려갔다. 항상 내가 데리러 오는 걸 알아서 한시 반이 되면 알아서 1층에 내려와 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독서실 앞이 휑하다. 이거이거 또 자고 있는 거 아니야? 전에도 한 번 자느라고 독서실 끝나는 시간까지 안 내려왔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내가 올라가서 깨우면 엄청 놀라지 않을까? 순간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독서실로 올라갔다. 어라. 그런데 총무 알바가 지키고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있다. 고개를 내밀어 프론트 사무실 안에 켜져 있는 모니터를 보니 이병헌 자리에는 아직도 불이 들어와 있다. - “아!!!” 순간 희미하게 들리는 비명소리에 깜짝 놀랐다. 조금 낯설긴 해도 이거 분명 이병헌 목소린데…. 무슨 일 있는 건가 싶어 이병헌이 있는 열람실로 가 문을 조심히 열었다. 그런데… 그런데……. “으아, 아, 형, 아, 앗, 아응, 으, 형, 혀엉- 아!” “아파? 아프니?” “읏, 조금… 아, 프긴, 한데… 흣, 괜, 으응, 찮, 아요, 아으, 하…” ………?! 독서실 알바랑 이병헌이… 지금……. 아무리 실내가 어둡다고 해도 내가 잘못 본 게 절대 아니었다. 책상에 엎어져서 끙끙거리는 건 분명 이병헌이고, 그 뒤에서 열심히 박고 있는 건 가끔 지나가면서 얼굴 봤던 독서실 알바고……. 몇 번 상상은 해봤지만 실제로는 처음 듣는 이병헌의 가느다란 목소리에 순간 정신이 혼미해져 열람실 문을 닫고 독서실을 뛰쳐나갔다. 조금만 더 보고 있다가는 내가 어떻게 되어버릴 것 같았다. 1층으로 내려와 손으로 얼굴에 오른 열을 식히기 위해 연신 부채질을 했다. 그리고 조금 진정이 되니 울화가 치민다. 씨. 스무 살 되면 내가 먼저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Fin. 병신미 가득한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이건 병신미가 아니라 걍 병신... 20120627